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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택
번외 ; 한옥에 살아서 좋은 점 + Q&A
2019년 08월 14일 20:46
번외 상] 한옥에 사는 주거소수자가 바라는 것
번외 하] 한옥에 살아 좋은 점 + Q&A
이번 컬럼은 지난 7주간 이어 온 저의 하연재와 한옥 라이프스타일 이야기, 그 마지막 편입니다. 

마지막이 될 이번 편에서는 제가 못다한 말들을 정해보는 한편, 그 동안 제가 한옥에 살며 느껴 온 '한옥살이의 장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 끝으로 한옥에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7가지에 대한 답변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한옥에 살면 무엇이 좋나요?' 라는 질문은 마치 '한식을 먹으면 무엇이 좋나요?'와 같은 수준의 우문이라고 일전에 말씀드린 적이 있었죠? 굳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주거의 형태를 빌라, 아파트, (서양식)단독, 그리고 한옥이라고 한정했을 때에 실은 한옥구조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장점은 각각의 주거 형태를 조금만 변경 한다거나 보완할 경우에 충분히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마당이 있어서 자연의 풍광과 기운을 항상 느낄 수 있다고 하는데, 이는 서양식 단독주택에서도 마당이 있으면 즐길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한옥이 나무로 짓는 목구조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한다면 이 또한 소나무, 삼나무, 나왕 등으로 지으면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옥이기 때문에가 아니라, 단순히 한옥에 살면서 만족하는 부분에 대해 딱 세 가지를 설명해 드려볼게요.
가장 큰 장점, 한옥은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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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느끼는 가장 큰 장점은 예쁘다는 것. 예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한옥은 그냥 딱 보면 심미적으로 우수합니다. 이럴때 보면 저도 영락없는 한국인인것 같은데,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의 루프스케이프나, 영국 노팅힐의 이국적 풍경도 멋지긴 하지만 아름다워서 감동을 받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저는 멋진 한옥 처마와 기와가 만들어내는 루프스케이프를 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왜일까 하고 혼자 골똘히 생각해 본 적도 있는데 아마도 매일 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가령 한글의 획에서도 비슷한 구조들을 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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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생각이기는 한데 한-중-일의 문자 체계에 보면 'ㅅ'이나 'ㄱ', 'ㅁ'과 같은 획들이 공통적으로 나오는데 동아시아 국가들의 문자 형태가 어쩌면 매일 보는 이런 기와 지붕에서 유래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요. 아, 그건 아닌것 같다고요? 캘러그라피 문화권이라 비슷한거라면 저 혼자만의 상상일 수 있죠. ^^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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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장점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생겨난다는 점. 한옥에 살다보니 한국인, 한국문화 등에 대한 여러가지 궁금증이 쉴틈 없이 샘솟아요. 저 집 주련의 뜻은 뭘까, 상량식은 왜 생겼을까, 궁의 잡상은 왜 올릴까, 이런 질문들이 살다보면 계속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보고자 저와 와이프는 한국 역사와 생활사와 관련된 책이나 유튜브를 보는게 취미가 되었어요. 심지어 저희는 '자전거 나라' 서울 가이드 투어를 모두 끝내기도 했습니다. 서대문 형무소, 경복궁, 창경궁 등 그들의 해박하고 친절한 설명을 모두 들었더니 조선말부터 근대까지 새로운 관점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요즘도 시간만 되면 익선동이니, 혜화동이니 동네 곳곳을 다니며 근대 건축가의 작품을 본다거나, 새로 리모델링한 집을 찾아가본다거나 하면서 현대사를 파헤치고 있지요. 

최근에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북촌, 열 한집의 오래된 기억'이라는 전시를 보았는데 너무 좋았어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안국역의 어니언 카페가 실은 한약방이었다는 사실이나, 백인제 가옥이 예전에는 경성 은행장의 집이었다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도 살펴볼 수 있었죠. 아마 한옥으로 촉발된 '우리 동네', '우리의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 덕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우리 집에 자부심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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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장점은 집에 대한 자부심입니다.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께서도 '젊은 사람이 집 잘 지었다'며 오고 가시며 칭찬해 주세요. 외국인 친구나, 지인들도 집에 초대하면 여기 저기 둘러보시곤 대부분 예쁘다고 하고요. 구체적으로 어떤 포인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다른 곳에서 살았더라면 들을 수 없을 칭찬을 자주 들으면서 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집에 대한 자부심,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 강해진 것 같아요. 경험적으로 제가 좋은 신발을 샀을 때, 좋은 차를 샀을 때, 듣는 칭찬에 몇 곱절은 더 뿌듯한 것 같더라고요. 사실 강남 아파트에 비하면 그렇게 비싼 집도 아니고, 규모가 거대한 대저택도 아니지만 그냥 스스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아마 평창동 정원이 있는 200평짜리 집과도 맞바꾸지 않을 거에요.

이 작고 유치한 세 가지가 바로 제가 느끼는 한옥 살이의 장점입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자주 하시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해볼게요.
Q 1. 한옥, 비싸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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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가격은 토지와 건물로 나뉩니다. 토지 매입비용 제외하고 건축비만을 본다면 한옥이 비싼 것은 사실이에요. 그 이유가 중요한데 먼저는 대부분의 비교대상이 잡지에 소개되는 저가형 주택이기 때문이지요. 서양식으로 짓더라도 목조 주택을 짓는다면 아마 비용은 한옥과 비슷할 겁니다. 앞으로 한옥의 수요가 많아져 표준화와 대량생산을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다면 비용은 저렴해지겠지만 그건 더 이상 한옥은 아닐거에요. 

그래서 제 생각에는 앞으로 한옥 건축비는 더 오르면 올랐지, 더 낮아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얼마냐, 하고 물으시는 분들은 보통 평단가로 이야기 하길 원하시던데 사실 무의미합니다. 신축인지, 대수선공사인지에 따라 크게 다르고요, 철거비용과 도로에서의 접근성, 부재의 종류, 면적과 대목장의 인건비에 따라 큰데 차이가 나기 때문에 계산이 어려운데 그냥 단순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신축기준 평당 천만원이면 지을 수 있다고 봅니다.  
Q 2. 신축을 하면 면적 손해를 많이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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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봅니다. 예전에 지은 집들은 대체로 옆집과 도로의 경계를 침범한 경우가 많고, 측량을 해보면 지적도와 많은 경우도 있어요. 무조건 신축은 불리하다고 보면 되는데 다행히 한옥의 경우 일반 주택과는 달리 건폐율에서의 혜택이 있는데 일반 주택이 60%를 적용받지만 한옥은 보통 70%, 최대 90%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한옥에 살고 싶다고 하는 분들에게는 무조건 대수선공사를 추천해드립니다. 신축과 마찬가지로 서울시 지원금 1억 8천만원이라는 카드도 쓸 수 있고요, 기존 기둥선까지는 거의 그대로 사용하면서 면적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워낙 한옥과 관련된 조례나 관련 법규가 자주 바뀌는데 설계사와 상담해보면 해당 건물에서 최대 몇 %를 살릴 수 있는지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Q 3. 인테리어는 어떻게 해야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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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집 주인 마음대로 하면 됩니다. 한옥 공사는 대체로 공사의 영역과 인테리어의 영역이 명확히 나뉘지 않는데 때문에 계약서에 어느 부분까지 공사영역에서 마감할지를 정확히 기대해야 합니다. 벽지를 한지가 아닌 페인트로 하고 싶다면, 혹은 내부는 한식 창호가 아닌 시스템창호로 하고 싶다면 이런 세부 디테일들을 계약서에 반영해야해요. 

저의 경우에는 그냥 내부는 화이트 한지와 그레이 타일로 마감까지만 해주면 나머지 빌트인은 제가 하겠다고 시공업체와 협의했어요. 다용도과 화장실, 샤워실에는 IKEA, 옷장에는 MUJI SUS 시리즈로, 서재는 USM로 조립하여 맞추었는데 대부분을 이동이 가능한 모듈 가구로 맞추었습니다. 저는 내부 구조를 원할경우 모두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벽에 냉장고와 싱크대 이외에는 죄다 이동이 가능하도록 설계했거든요. 이런식으로 인테리어를 기성품으로 할 수도 있고, 소목장과 협의하여 공사 시점에 장을 맞추어 짜거나 작은 수납장들을 맞출 수도 있어요.
Q 4. 겨울에 춥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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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춥지 않아요. 예전에 지어진 한옥은 단열재를 잘 쓰지 못했고, 시스템 창호가 보급되기 이전이라 추운 게 사실이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요. 저와 와이프는 동절기 실내 온도를 22도 정도로 맞추어 살고 있는데,  11~1월 3개월 평균적으로 가스비가 40만원 정도 나왔어요. 면적에 비해서 비용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동절기 따뜻한 온도를 유지하면서 살기에 불편하거나, 불가능하지 않아요. 여러가지 한옥살이의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겨울에 춥다는 것은 아마도 옛날에 사셨던 분들의 이야기가 아닌가해요. 
Q 5. 수납 할 공간 없어서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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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정말 부족해요. 그런데 수납 공간이 부족해서 좋아요. 그만큼 적게 사거든요. 불필요한 살림, 불필요한 옷 전부 사지 않아요. 예전 같았으면 집에 이곳, 저곳에 구입하고 쓰지 않는 것들을 쌓아두고 살았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일단 뭘 거의 사지 않아요. 소비 자체도 무척 줄었고, 공간이 부족하니 옷이나 가구를 사더라도 기존에 있었던 것을 팔고 삽니다. 저는 이를두고 '벼룩 효과'라고 하는데 벼룩이 뛰어 오르는 높이가 천정의 높이에 의해 결정된대요. 사람도 구입하는 옷의 갯수가 옷장의 크기에 비례하고, 구입하는 신발의 수량도 신발장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생각해요. 수납을 줄여서 삶이 이렇게까지 윤택해질 수도 있구나!를 깨닫는 요즘입니다. 
Q6 . 벌레 많이 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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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보지 못했던 다양한 곤충을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한옥에서 살았기 때문에 집 안으로 자다가 뀌뚜라미가 들어온다거나 비가 오면 처마 끝에 대롱대롱 달려있는 거미를 보아왔습니다. 헌데 와이프는 파리만 봐도 부들부들 떨 정도로 곤충류를 무척 싫어하더군요. 특히나 돈벌레와 벌, 거미가 나오면 '꺅'하고 소릴 지르는데 처음에는 이게 너무 큰 스트레스였대요. 

최근에는 세스코 서비스를 하면서 벌레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돈벌레나 거미는 자주 출현하고 있으며 때에 따라서 날파리나 권연벌레도 나오곤해요. 벌레가 많은 이유로는 저층이고, 나무이기 때문인데, 사실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로는 한옥이 있는 주변으로 식물이 많아서입니다. 저희 집만 하더라도 집 앞 뒤로 나무가 있고, 주변에 공원과 산도 있어서 벌레들이 서식하기에 꽤 좋거든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완전한 익충도, 해충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 교육에도 좋고 말이죠.

Q 8. 주차는 어떻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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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마도 젊은 부부들에게 가장 큰 진입장벽이라 생각합니다. 보통 한옥의 경우 주차장법에서 예외로 규정을 두기 때문에 보통은 북촌이나 서촌의 한옥에는 주차장을 만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집 앞에, 또는 인근 도로에 그냥 불법 주차를 하고 있습니다. 보통 한달에 한두번 딱지를 떼곤 하는데 그냥 10만원짜리 월주차를 한다는 생각으로 그냥 사시더라고요. 

이 지역이 주차가 불가능한 지역이라 주민들의 편의를 봐서 딱지를 떼지 않을 것 같지만 재미있게도 민원을 넣는게 주변 이웃이라 하시더라고요. 북촌, 서촌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이 많으셔서 이런걸로 텃세를 부리기도 하시는 모양인데 이 부분은 그냥 이웃과 친해지면 해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운 좋게 주변 빌라에 사시는 지인께서 빈 주차장을 하나 주셔서 빌려 쓰고 있는데 이런 동네에서는 웃 어른들과 친해져서 해결하는게 제일 빠릅니다. 이런걸 못하시는 분이시라면 그냥 시설관리공단에 집 근처에 거주자우선 주차장을 신청하세요. 한옥은 가산점이 있어서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제 주변에 아직 성공하신 분은 없네요)
사실 제가 가진 짧은 지식과 경험인데도 불구하고 저와 같은 한옥 살이의 경험을 가진 분들이 없어서 그랬는지 제 글들을 꽤 흥미롭게 읽으셨다는 반응이 꽤 있었습니다. 이 자릴 빌어 제 글에 댓글과 공유 등으로 반응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굳이 말씀 드리지는 않았지만 하루에 한번씩 제 글에 달린 댓글과 좋아요 수를 보면서 일희일비 하곤 했는데 이제 그것도 오늘로 마지막이네요.

저 또한 이 글들을 준비하면서 공부도 많이하고, 또 생각을 정리해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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